18일 오전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헬스테크 세션에서는 하타노 마사하루 일본 인지증고령자연구소 소장이 나와 고령자 돌봄관리시스템(KCIS·Kyomation Care Interface System)에 대해 설명했다.

KCIS는 고령자의 의료, 보호,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함으로써 가족이나 요양사가 고령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증거기반 치매관리시스템을 말한다.

하타노 소장은 “치매는 가족이나 요양사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병의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며 “가족이나 요양사들은 자신이 환자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럴 경우 증상은 오히려 악화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 “환자의 증상이 악화하면 가족은 죄책감에 빠지게 되고 심할 경우 환자를 돌보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며 환자와 간병인 모두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타노 소장은 “KCIS 시스템은 환자의 학습, 기억, 지각 능력 등을 꼼꼼히 검사해 뇌의 어느 부분에 손상이 생겼는지 파악한 다음 이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방식”이라고 했다. 예컨대 환자가 모든 일에 흥미를 잃는 모습이 관찰되면 뇌의 전전두 연합(前前頭聯合) 영역에 장애가 있다고 보고 그에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하타노 소장은 “MRI를 찍지 않더라도 76%의 정확도로 환자의 뇌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며 “KCIS가 잘 이뤄지면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환자의 나머지 능력을 유지한 채 행동 장애나 정신 질환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하타노 소장은 “무엇보다도 치매는 질병이라는 인식을 가족이나 요양사들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기 환자가 물을 갖다 달라고 하면 ‘몸이 아프니까’라고 생각해 기꺼이 갖다 주지 않느냐”며 “치매 증상도 환자가 성격이 괴팍하거나 간병인을 괴롭히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뇌 손상에 의한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치매환자를 다룰 때는 “벽에 낙서하는 아이를 혼내는 대신 큰 종이를 갖다 주며 여기다 하라고 하듯, 환자를 혼내기보단 다른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8/2016051801593.html,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