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훨씬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노년기 삶의 질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보건연구단 신경정신과 이석범 교수팀은 2005년 8월부터 2006년 9월까지 경기도 성남시 거주 65세 이상 노인 1000명(남 441명, 여 559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노인여성의 신체 및 정신 건강이 노인 남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고, 이로 인해 사회 활동에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이번에 전반적 건강상태와 삶의 질에 대한 노인들의 주관적 판단을 ‘신체적 기능’ ‘사회적 기능’ ‘전반적 건강’ ‘정신건강’ ‘활력’ ‘신체 통증’ ‘신체적 문제로 인한 역할제한’ ‘정서적 문제로 인한 역할 제한’ 등의 8가지 범주로 구분해 측정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여성들은 거의 모든 면에서 남성들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그 이유는 ‘치매, 우울장애, 관절염 등 노년기에 흔한 만성질환이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노인여성은 노인남성에 비해 치매에 빠질 위험성이 2.8배나 높고 우울증과 무릎 관절염 발병 위험성은 각각 2.2배와 1.6배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이밖에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최대 위험인자로 꼽히는 대사증후군과 비만 위험성도 2.1배, 1.4배나 노인남성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 등 여성 호르몬 분비의 현저한 감소를 경험하게 되고 가정내에서만의 생활, 시부모 공양, 자녀양육 등으로 정신적·사회적 스트레스를 많이 겪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며 “노년기 여성은 만성 질환을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 퇴치할 수 있도록 정기검진 등을 통해 좀더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