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만화’6번째 앙코르 공연

신작‘그대를…’주간판매 3위

연극계에 ‘강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헤럴드 생생뉴스 2008.04.21 (월) 오후 4:06

강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5월 25일까지 더굿씨어터)는 지난 8일 막을 올린 뒤 티켓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당일 및 주간 판매순위에서 줄곧 3~4위권을 지키고 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명성황후’ 등 쟁쟁한 매이저 공연을 물리친 결과이며, 창작초연에 스타배우 하나 없는 소극장 공연이 이룩한 성과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강풀 원작의 다른 연극들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순정만화’와 ‘바보’는 완성도면에서 그다지 호평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로부터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매월 대학로에서 상연되는 연극은 150~250여 편. 통상 분야별로 20위권 안에 들면 인기작품이라고 보는데, 강풀의 작품은 전부 이 기준을 훌쩍 넘어선다.

‘순정만화’는 올해초부터 4월 15일 현재까지 연극 분야의 판매랭킹에서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 입어 공연도 6번째 앙코르를 거듭중이다. ‘바보’는 지난해 5월 공연 당시 연극 분야 판매랭킹에서 16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흥행의 비결은 포털사이트 만화사상 방문자수 최고치를 기록한 원작 만화의 인기와 감수성을 자극하는 잔잔한 이야기 덕분이다. 강풀의 팬들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에 열광한다.

신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는 산동네 골목길을 배경으로 폐지 줍는 송씨 할머니와 우유 배달부 김만석 할아버지, 평생을 부부로 살면서 죽음마저도 함께 하고자 하는 장군봉 부부의 ‘은빛 사랑’이 그려진다. 뒤늦게 한글을 배워가며 연애편지를 쓰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위해 그림편지를 그리는 할아버지의 귀여운 연애담, 치매 걸린 아내를 먹이고 씻기는 늙은 남편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한편, 강풀의 만화는 연극 뿐 아니라 영화, TV드라마까지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화 ‘아파트’(2006년 개봉, 고소영 주연)와 ‘바보’(2008년 2월말 개봉, 차태연 하지원 주연)의 원작은 모두 동명의 강풀 만화다.

현재는 유지태 주연으로 영화 ‘순정만화’를 촬영중이며,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내년에 드라마로 제작, 방영된다.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룬 ‘26년’, 미스터리 심리물 ‘타이밍’도 각각 영화화 드라마화를 결정하고 판권 계약을 맺었다.

김소민 기자/som@heraldm.com